중국의 996 근무제

오늘은 동아시아 지역에 만연한 과로 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중국의 ‘996 근무제’가 큰 논란이 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데요. 동아시아 과로 문화의 실태와 원인, 그리고 필요한 변화에 대해 넓은 맥락에서 바라보겠습니다.

중국 IT 기업들이 도입한 ‘996 근무제’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 12시간, 주 6일간 근무하는 초과근무 체계를 일컫습니다. 높은 생산성과 실적을 내세워 이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실상은 직원들의 건강과 개인 생활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장시간 근로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악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깨트리며 결국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과로 문화는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 홍콩, 대만 등 유교 문화권 국가들에서는 집단주의적 가치관과 강한 성과주의가 팽배해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과로사(過労死)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과로 문화가 만연해 있었죠. 장시간 근로로 인한 과로사 사례가 잇따르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과로 문화가 자리잡게 된 데에는 경제 발전을 최우선시하는 국가 정책의 영향이 컸습니다. 실적과 보여주기식 문화 속에서 과도한 노동이 정당화되면서,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와 건강권마저 무시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기업의 장시간 근로를 방치하거나 묵인한 측면이 있었죠.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996 근무제에 반대하는 IT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이 제도에 반대하는 대규모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에 정부 차원에서도 996 근무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관련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과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 문화의 변화와 함께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 사회 전반의 가치관 변화 등 다각도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과도한 노동이 성장과 발전의 필수 조건이라는 잘못된 관념부터 바꿔나가야 합니다. 건전한 작업 환경 조성과 적절한 휴식, 삶의 질 보장이 오히려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내재된 가치관의 변화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개인과 기업, 정부가 모두 함께 노력해 점진적으로 사회 구성원 전체의 합의를 이뤄내며 바람직한 변화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노동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의 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